북핵문제에 해결에 대한 기대와 우려
분류없음 2007/06/27 08:56요즈음 우리는 북핵문제와 관련하여 북한이 지난 6월25일 외무성 대변인을 통해 “BDA문제가 해결되었다”고 하면서 ‘2.13합의’를 이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힘으로써 북한의 핵문제 해결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어 기대와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은 지난 2월에 개최된 5차 6자회담 3단계회의에서 북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2.13합의’를 채택하고 60일 이내에 이 합의를 이행해야 한다고 했음에도 BDA에 묶여 있는 북한의 불법자금이 송금되지 않았다는 이유를 내세워 합의를 이행하지 않음으로써 관련당사국들의 속을 태워왔다. 우리는 대북 쌀 지원을 유보해 왔으며, 이로 인해 남북관계가 냉랭한 분기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북핵문제와 관련하여 BDA자금의 대북 송금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된 것을 계기로 미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힐’차관보가 6,21- 22일간 북한을 방문하여 6자회담 북측 수석대표인 김계관외무부상 등 관련 인사들과 면담을 가졌다. 그리고 방북을 마치고 돌아온 ‘힐’차관보는 북한이 조만간 ‘2.13합의’를 이행하고, 3주내에 영변에 있는 핵시설을 동결하게 될 것이라고 하면서 북한이 핵불능화 단계까지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힐’차관보의 방북에 이어 IAEA사찰단들이 6월26일 북한을 방문하여 영변에 있는 핵시설가동 중지 및 검증 감시와 관련한 문제들을 협의할 예정이다. 이번 IAEA사찰단들의 방북은 4년8개월만이며, 북한은 지난 2002년10월, 미국으로부터 고농축우라늄 개발의혹이 제기되어 2차 핵위기가 발생하자 IAEA사찰단들을 추방하고 IAEA와 단절했다.
‘힐’차관보와 IAEA사찰단의 방북과 동시에 우리는 그동안 유보해 왔던 대북 쌀 지원에 들어가는 등 국제사회의 이목과 국민들의 관심이 북핵폐기 문제에 쏠리고 있다. ‘힐’차관보가 말한 것처럼 북한의 핵문제가 곧 풀릴 것으로 생각하는 국민들이 많아진 것이다.
물론 우리는 그렇게 되기를 간절히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핵문제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간단하지만은 않다. 북한이 지난 6월25일 “BDA자금문제가 해결되었다”고 하면서 “북한은 행동 대 행동의 원칙에 따라 2.13합의 이행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을 비롯한 6자회담 당사국들이 이행을 요구하고 있고, 북한이 이행에 들어가겠다고 한 ‘2.13합의’는 어떤 내용이 들어 있는 것인가?
‘2.13합의’는 5차6자회담 3단계회의에서 채택된 것으로 그 주요 골자는 북한이 우리로부터 중유 5만 톤을 받는 조건으로 “60일 이내에 영변에 있는 5MW원자로 등 5개의 주요 핵시설을 폐기하고, 연료봉에 대한 봉인과 함께 IAEA의 사찰관을 복귀시킨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리고 북한은 핵개발프로그램에 대한 신고서를 제출하고 원자로와 재처리시설을 불능화하게 되면 6자회담 당사국들로부터 95만 톤에 달하는 에너지와 물자를 지원받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반면에 미국은 60일 이내에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지정 해제절차에 착수하고 6자외무장관회담을 개최한다는 내용도 담겨져 있다.또한 6개국은 한 달 내에 ‘한반도 비핵화’와 ‘대북 경제.에너지지원’ ‘동북아 안보지원’ ‘북미관계 정상화’ 등 5개실무그룹회의를 개최키로 한 것이다.
이 같은 합의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2.13합의’가 있은 직후, 중앙통신을 통해 합의내용과는 사뭇 다르게 “핵시설의 가동을 임시로 중단한 데 대한 대가로 중유 100만 톤을 받기로 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2.13합의’가 본격단계에 접어들게 되면 또다시 갈등과 합의 불이행의 소지를 남겨두고 있어 심히 우려스럽지 않을 수 없다.
사실상 ‘2.13합의’는 ‘9.19공동성명’을 이행하기 위한 초기조치에 불과하다. 2005년 9월에 개최된 제4차6자회담에서 도출된 ‘9.19공동성명’은 ‘한반도에서의 검증 가능한 비핵화’라는 대원칙아래 “북한은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계획을 포기하는 대신에 나머지 5개국은 경제지원을 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북미,북일관계의 정상화와 함께 우리는 200만KW의 전력을 공급한다는 제안(2005,6)을 재확인 했던 것이다
이와 함께 ‘9.19공동성명’에는 “동북아의 항구적인 평화와 안정을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며, 한반도의 영구적인 평화체제를 위해 별도의 포럼에서 평화협정문제를 논의키로 한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즉, 핵문제를 포함한 한반도문제를 동북아체제의 큰 틀 속에서 해결해 나가겠다는 구상이 담겨져 있는 것이다.이같이 ‘2.13합의’나 ‘9.19공동성명’은 풀어나가야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그렇지만 어찌됐건 간에 북한이 IAEA의사찰관을 받아들이고 핵시설에 대한 폐기와 봉인문제를 협의하려 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옛말에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듯이 제아무리 좋은 합의를 도출해 냈다고 하더라도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것이다. 북한의 핵폐기라는 대 전제하에서 혁폐기를 위한 ‘2.13초기조치’를 북한이 성실하게 이행해 나간다면 ‘9.19공동성명’도 이행되어 가게 될 것이다.
그러나 북한은 지난날의 모든 과정들에서 보듯이 합의를 이행해 나가는 과정에서 갖가지 이유와 핑계를 대면서 합의를 이행하지 않거나 파기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고 밥 먹듯이 해왔다. 북한은 IAEA사찰 관을 북한에 불러들이면서 핵시설에 대한 봉인과 폐기 과정에서 시간을 끌기 위해 또다른 핑계꺼리와 구실을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2.13합의’에 따라 우리와 관련 당사국들로부터 에너지와 적당한 보장을 받은 다음에 ‘핵보유국’으로의 합당한 대우를 해줘야한다거나 6자회담을 ‘군축회담’으로 변질시키려 할 가능성도 다분하다 할 것이다.
‘2.13합의’에 따른 초기이행조치를 가지고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거나 북한이 쉽게 ‘9.19공동성명’을 이행할 것이라고 낙관하는 것은 금물이다. 따라서 우리는 북한의 계산을 면밀하게 연구 검토하고, 남북관계를 확대발전시켜 나가면서 우리의 대북지원이나 남북관계를 북핵 포기의 지렛대로 활용해 나갈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 나가야 한다. 그리고 우리 국민들도 맹목적으로 북한을 터부시한다거나 멀리만 해서도 안 되고, 북한의 실체와 현실을 인정하는 바탕위에서 북핵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
북한은 이미 지난날의 경험에서 보아 왔듯이 핵을 포기하지 않고서는 국제사회에서 살아남을 수가 없고, 남북관계도 좋아질 수 없다는 교훈을 인식하고, 합의사항을 잘 이행해 나가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핵을 폐기하고 핵개발을 포기함으로써 우리와 관련 당사국으로부터 막대한 경제지원을 획득하여 그 지긋 지긋한 경제난에서 탈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북한이 ‘2.13합의’를 성실하게 이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9.19공동성명’이 행되게 되면 남북관계도 선 순환적으로 발전되어 나가게 될 것이고,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어 남북이 공동번영하면서 평화적인 통일을 이루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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