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냉각탑 폭파 쇼

분류없음 2008/07/02 20:24

지난 6월29일, 북한은 영변에 있는 5MW원자로의 냉각탑을 폭파하고  폭파장면을 전 세계에 TV로 공개했다.


북한의 냉각탑 폭파와 관련하여 내외 언론과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동결조치로 쓸모가 없게 된 냉각탑을 폭파하여 혁폐기 의지가 있는 것처럼 과시코자 하려는 정치적인 쇼를 했다는 분석과 함께 혁폐기를 위한 한 단계 진전이라는 긍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미국은 “불능화를 위한 기록으로 기록될 것이다”(라이스 국무장관) “아직 남은일이 많기는 하지만 북한이 의무사항을 준수한 것은 훌륭한 일보”(백악관 NSC 대변인)라는 반응을 보였고, 우리 정부도 “북한 당국의 핵불능화 의지를 보여주는 조치로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그렇다. 어찌됐건 간에 북한이 핵신고 대상이 아닌 냉각탑을 폭파하고 전 세계에 폭파장면을 공개한 것은 핵문제 해결을 위한 한 단계 진전이라 여겨진다. 북한이 북핵 프로세스의 3단계 중, 2단계인 핵시설의 불능화 및 핵신고서를 제출(6.27)한데 이어 냉각탑을 폭파함으로써 6자회담이 7월 중에 개최될 예정으로 있는 가운데 미국은 북한이 제출한 내용들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이 그토록 신고를 미뤄왔고, 미적거렸던 핵물질에 대한 신고와 함께 5MW원자로의 냉각탑을 폭파한데는 여러 가지 의도가 담겨져 있다.


무엇보다도 북한은 미국으로부터 테러지원국 명단과 대적성국 교역법적용대상에서 제외되고자 하는데 있다.

이는 북한이 핵물질을 신고하고 냉각탑을 폭파함과 동시에 부시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테러지원국 지정에서 해제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데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테러지원국 해제는 행정부가 의회에 요청한 뒤, 45일 이후에 발효되며 이 기간 중에 핵신고 내용을 검증,모니터링에 합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북한은 이같은 미국의 테러지원국 해제절차를 긍정적인 조치로 환영한다면서 ‘9.19성명’에 따라 6자회담 참가국들은 자기의 의무이행에 다 같이 검증 감시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으로는 미국으로부터 대규모 경제지원을 획득하고, 미국의 강경보수세력들의 입김을 무마시켜 관계 개선을 추진하기 위한 목적이 담겨져 있다.

북한은 금년에 미국으로부터 50만 톤의 식량을 지원받기로 합의 했으며, 1차분 3만7천톤이 이미 남포.흥남.청진항으로 전달되고 있다. 또한 북한은 냉각탑 폭파비용으로 미국으로부터 250만 달러를 지원받는다.

이태리 등 일부 EU국가들의 지원이 뒤따르고 있고, 중국으로부터도 식량지원을 약속을 받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북한이 적성국 교역법적용에서 제외되면 3,197만 달러에 달하는 미국에 동결되어 있는 북한의 자산을 되찾을 수 있게 됨과 동시에 국제 금융기구로부터도 25-45억 달러에 달하는 차관을 받을 수도 있게 된다.


이와 함께 북한은 지금까지 견지해온 이른바 통미봉남정책을 철저하게 실현하려는 의도를 내포하고 있다.

원래 핵문제는 6자회담을 통해 해결하려는 것이기도 하지만 북한이 이번에 냉각탑을 폭파하는 쇼를 벌인 것은 미국과 상대하는 것을 세계에 과시하고 경제지원을 받음으로써 남한을 철저히 봉쇄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 할 수 있다.


북한은 지난 6월초, 우리가 인도적인 차원에서 제안했던 옥수수 5만 톤의 지원을 지난 6월30일, 공식적으로 거부했다. 굶어 죽어도 우리의 지원을 받지 않겠다는 배짱인데 이는 곧 우리의 대북지원을 주장하는 단체 및 진보단체들과 정부와의 갈등을 조장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


그렇다면 북한이 신고한 핵물질은 어떤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번 신고로 인해 북핵문제가 해결 될 수 있을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은 이번에 40Kg의 플루토늄을 생산했다고 신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40Kg의 플루토늄은 핵폭탄을 5-6개 이상 만들 수 있는 분량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미국이 추정하고 있는 내용과 어느 정도 차이가 있는지 검토해봐야 알 수 있겠으나, 북한은 북한내에 있는 핵물질의 제3국으로의 이전문제, 그리고 이미 제조된 핵무기의 폐기문제, 농축우랴늄계획 폐기 등에 대해서는 신고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는 향후 북한의 완전한 핵문제 해결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이같이 3단계 핵폐기문제를 둘러싸고 또다시 미북간에 6자회담 참가국가들 간에 지루하게 줄다리기를 해야 할 부분이다. 어쩌면 북한으로서는 핵보유국가로서의 위치를 확보코자 하려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북한의 핵문제는 단계 단계마다 지뢰밭이나 다름없다. 지난해 연말까지 ‘2.13합의’에 따라 당연히 신고했어야 할 핵신고를 이제껏 미루어 오다가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핵신고를 하면서 냉각탑 폭파니 어쩌니 하는 등의 쇼를 벌이고 있다. 그러면서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들로부터 경제적인 실리를 확보하고 테러지원국 해제라는 숙원사업을 해결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북한은 2006년10월, 핵실험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핵물질의 폐기보다는 핵보유를 인정받으려 할 것이나, 설사 핵폐기문제를 둘러싸고 줄다리기를 하더라도 경수로건설을 비롯한 에너지 지원 요구 등 막대한 반대급부를 요구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북한이 호락호락 핵을 포기하는 식으로 미국의 의도대로 따라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지난날의 북한의 태도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


북한의 핵문제는 이제 시작일 뿐이다. 북한이 핵물질을 신고하고 핵문제 해결을 위해 한발자욱 앞으로 나간 만큼, 한미 간에 긴밀한 협조체제하에 비핵개방 3000을 유연하게 적용하면서 북한이 핵을 진정으로 포기할 수 있도록 의연하게 대처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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